『아이 러브 딕』 책읽는수요일

저자_크리스 크라우스


'크리스는 조야한 예술을 좋아하는 것이 못된 인간쓰레기에게 끌리는 것과 똑같다는 걸 깨닫는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작가 크리스 크라우스의 자전적인 소설입니다. 열정이 식어버린 부부관계에 지쳐가고 싫증을 느낀 주인공 '크리스'는 우연히 매력적인 남자 '딕'을 만나고 그에게 매혹됩니다. 크리스의 욕망에 남편 '실베르'까지 합세하며 그들은 딕에게 집착스럽게 편지를 쓰며 매달립니다. 그들의 노골적인 편지 공세에도 불구하고 답장하지 않는 딕에게 크리스는 소설의 전반에 걸쳐 계속 말을 걸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냅니다.


20년 전에 나와 엄청난 혹평을 받았지만, 2017년도에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등 이 책이 가진 저력은 길고 오래 갑니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이를 거침없이 표현하며 행동으로 옮기는 주인공의 태도는 그가 편지의 답장을 받는지의 여부에 상관없이 지속됩니다. 실화와 픽션의 묘한 경계 속에서 글을 진행시키는 크리스는 이러한 일상과 모험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차츰 찾아나갑니다. 남성들에게서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환상과 실제로 그들에게 받게 되는 공허함은 이제 그만. 새로운 경험과 감정과 인생의 길을 찾는 여성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